일본취업 정착 플레이북

일본취업
정착 플레이북

내정식부터 시작하는 일본에 제대로 자리잡기

비자와 집, 계좌와 휴대폰, 세금과 보험 등
초기 정착에 필요한 것들만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일본취업 정착 플레이북

이 책을 읽는 법

먼저 밝혀둡니다. 이 책의 월별 구분은 4월 입사를 기준으로 한 일반적인 흐름입니다. 회사가 서류를 언제 요구하는지, 집을 언제 구할 수 있는지, 입국을 언제 하는지는 회사와 개인의 사정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회사가 알려주는 일정이 언제나 먼저이고, 이 책의 달은 그 일정을 가늠하는 기준선으로 봐주세요. 절차와 금액도 그해 기준으로 다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읽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내정을 막 받았으면 10월 챕터, 이미 일본에 와 있으면 이번 달 챕터를 펴세요. 각 챕터는 그 달에 필요한 내용만으로 완결돼 있어서 앞을 건너뛰어도 막히지 않습니다. 지나간 달이 궁금해지면 그때 돌아가면 됩니다.

각 챕터는 하은과 준서를 비롯한 가상 인물의 이야기로 시작해요. 실존 인물이 아니라 수많은 내정자의 경험을 모아 만든 사람들입니다. 이야기 다음에 그 달의 가이드가 오고, 마지막은 체크리스트예요. 이 구성이 열다섯 번 반복됩니다.

읽기 전에 세 가지

사람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기숙사와 자취, 도쿄와 지방, 영업직과 개발직은 해야 할 일이 서로 달라요. 챕터 첫머리에 건너뛰어도 되는 부분을 적어뒀으니 자기한테 해당하는 부분만 읽으세요. 해당 없는 부분까지 읽는 건 자유지만, 시험엔 안 나옵니다.

이 책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먼저 회사에 확인하세요"입니다. 성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게 정답이라서예요. 같은 절차도 회사가 다 해주는 곳이 있고 축하 메일 한 통 보내고 끝인 곳이 있습니다. 회사에 물어보고, 안 해주면 그때 이 책대로 하세요.

해외취업정착지원금 규정, 세율, 은행 정책은 해마다 바뀝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잘 안 바뀌는 구조를 담고, 바뀌는 숫자는 어디서 확인하는지를 적어뒀어요. 확인처는 부록 E에 모아뒀어요.

마지막으로 돈 얘기. 이 책에는 최대 500만원을 주는 해외취업정착지원금이 계속 나옵니다. 다만 가족 소득 요건이 있어서 전원이 받는 돈은 아니에요. 대상 확인법은 1월 챕터에 있습니다. 대상이 아니라면 해외취업정착지원금 부분만 건너뛰면 됩니다. 그 부분을 빼도 나머지 내용은 전부 그대로 유효해요. 준서도 대상이 아니지만 잘만 삽니다.

다음 장에서 열여덟 달 전체를 한눈에 봅니다. 통합 타임라인

통합 타임라인

내정부터 정착까지,
열여덟 달

이 책은 순서대로 읽는 책이 아닙니다. 색은 시기를 뜻하고, 페이지 가장자리의 색 밴드와 같습니다.

제1기 내정의 가을

제2기 출국 준비의 겨울

출국

제3기 정착의 봄

제4기 적응의 계절

제5기 첫해의 마무리

500만원 전액 수령 · 첫해 끝

PDF에서는 각 달을 누르면 해당 챕터로 이동합니다. 내 일정이 이 달력과 다르면, 순서는 같으니 달만 당겨서 읽으세요.

제1기 내정의 가을 · 10월 → 12월
10

내정식과 첫 단추

10월엔 내정식에 다녀옵니다. 내정이 여러 개라면 갈 회사를 내정식 전에 정해서, 나머지에는 미리 사퇴 연락을 하는 게 순서예요.

이번 챕터는 전원 해당. 처음부터 끝까지 읽습니다.

하은과 준서

10월 1일 아침, 하은은 지하철 거울에 비친 정장 차림이 아직도 남의 옷 같았다. 가방 안에는 어젯밤 세 번 고쳐 쓴 30초 자기소개 대본. "안녕하세요, 유하은입니다"까지는 완벽한데 그다음이 문제였다. 내정식장에서 마이크가 한 자리씩 다가올수록 대본은 머릿속에서 증발했고, 하은의 차례에 나온 말은 대본에 없던 문장이었다. "오사카에서 1년 살면서, 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일본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어디서 나온 말인지 모르겠지만 옆자리 동기가 웃어줬다. 쉬는 시간에 인사를 나눠 보니 한국에서 온 같은 4월 입사자였다. 이름은 윤가영. 회사에 한국인 신입이 둘이라는 걸 하은은 그때 알았다.

그날 하은은 동기 일곱 명과 인스타그램을 교환했다.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팔로잉 목록을 내려보니, 한국 이름뿐이던 목록에 일본 이름 여섯 개가 나란히 늘어 있었다. 일곱 번째가 가영이었다. 프로필을 하나씩 눌러보다 환승역을 지나칠 뻔했다. 실상 아무것도 시작된 것은 없지만, 뭔가가 시작된 기분이었다.

축하합니다. 내정식까지 왔다면 일본 취업의 가장 큰 고비는 넘겼습니다. 10월엔 내정식에 다녀옵니다. 내정이 여러 개라면 갈 회사를 내정식 전에 정해서, 나머지에는 미리 사퇴 연락을 하는 게 순서예요.

내정식, 어떤 자리인가

내정식(内定式)은 보통 10월 1일 전후에 열립니다. 회사가 내년 4월 입사자를 공식 확정하고 서로 얼굴을 익히는 자리예요. 복장은 취업 활동 때 입던 그 정장이면 됩니다. 자기소개를 시키는 회사가 많으니 30초짜리를 하나 만들어 가세요. 이름, 출신, 입사 후 하고 싶은 일. 그 이상 길면 듣는 사람들이 먼저 힘들어집니다.

이 자리에서 챙길 건 사실 하나예요. 동기들 연락처. 오늘 어색하게 인사한 이 사람들이 앞으로 몇 년간 서로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동료이자 지원군이 됩니다. 일본 생활의 첫 인간관계가 이날 만들어져요.

회사 확인 내정 승낙서는 내정식 전에 우편이나 전자 서명으로 미리 내는 회사가 많고, 내정식 당일에 쓰게 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기한과 제출 방법만 확인해서 제때 내면 되고, 근무지와 급여 같은 조건이 적힌 서류(노동조건통지서)를 함께 받으면 버리지 말고 보관하세요. 4월에 받는 근로계약서와 대조하는 기준이 됩니다.

여러 곳에 내정이 있다면

복수 내정 정리의 사실상 마감은 내정식입니다. 내정식 참석과 내정 승낙서(内定承諾書) 제출이 곧 그 회사로 가겠다는 표시거든요. 갈 회사를 내정식 전에 정하고, 나머지 회사에는 빠르게, 정중하게 사퇴를 알리세요. 전화가 기본이고, 메일로 한 번 더 감사를 전하면 마무리됩니다. 사퇴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사퇴가 아니라 미루는 쪽이에요. 당신이 고민하는 동안 그 회사는 당신 자리를 비워두고 있고, 그 자리를 기다리는 다른 취업준비생도 있습니다. 결정했으면 그 주에 전화하세요. 내정식이 이미 지났다면 더 미루지 말고 지금 하는 게 차선입니다. 대본은 부록 C에 있습니다.

10월의 체크리스트

  • 최종 입사할 회사를 정하고 나머지 기업에 사퇴 연락을 마쳤다(해당자)
  • 내정식에 참석하고 자기소개를 준비했다
  • 동기들과 연락처를 교환했다
  • 내정 승낙서를 기한 내에 제출했다

다음 달부터 회사가 서류를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11월, 비자 서류 준비

제1기 내정의 가을 · 10월 → 12월
11

비자 서류 준비

이번 달엔 학교 증명서 발급과 여권 확인부터 끝내고, 회사가 요청한 서류를 기한 안에 정확하게 내는 데 집중합니다.

이번 챕터는 전원 해당. 서류 목록은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니, 회사의 안내가 이 책보다 우선입니다.

하은과 준서

인사팀 메일은 목요일 오후에 왔다. 제목은 "재류자격 신청 서류 안내". 첨부된 목록에는 졸업예정증명서, 성적증명서, 여권 사본, 증명사진, 그리고 처음 보는 양식 두 개가 있었다.

하은은 그날 밤 엑셀을 열었다. 서류명, 발급처, 소요일, 기한, 상태. 다섯 개 열을 만들고 색까지 입히고 나니 밤 11시였다. 뿌듯한 마음으로 마지막 점검을 하다가, 여권 사본 줄에서 손이 멈췄다. 서랍에서 꺼낸 여권의 유효기간이 내년 8월이었다. 재류기간이 여권보다 길게 나올 수는 없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났다.

검색해보니 여권 재발급은 정부24에서 온라인 신청이 됐다. 하은은 밤 11시 40분에 신청을 끝냈다. 뿌듯함 반, 찝찝함 반. 표는 완벽했는데, 정작 놓친 건 표에 없던 항목이었다. 다음 날, 하은은 가영에게 인스타 디엠을 보냈다. "여권 유효기간 확인해보세요. 저 어제 큰일 날 뻔했어요." 3분 뒤 답장이 왔다. "헐 저 1년 남았어요. 감사합니다." 하은은 엑셀에 열을 하나 추가했다. 열 이름은 "내가 놓친 것".

11월부터는 인사팀 연락이 잦아집니다. 4월에 입사하려면 그 전에 재류자격인정증명서(在留資格認定証明書)가 나와야 하고, 그 신청에 들어가는 서류를 당신이 내야 하거든요. 이번 달엔 학교 증명서 발급과 여권 확인부터 끝내고, 회사가 요청한 서류를 기한 안에 정확하게 내는 데 집중합니다.

재류자격인정증명서가 뭐길래

일본에서 일하려면 일할 수 있는 재류자격이 필요합니다. 문과 사무직과 IT 개발직 신졸은 대부분 기술·인문지식·국제업무라는 자격이에요. 이름은 길지만 뜻은 간단해요.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주는 자격입니다. 그래서 전공과 직무가 이어져야 심사를 통과합니다. 회사가 신청서에 직무를 쓰고, 당신의 전공 증명이 그걸 뒷받침하는 구조예요.

절차의 큰 흐름. 회사(보통 행정사 대행)가 일본 출입국 당국에 증명서 발급을 신청하고, 심사 후 증명서가 나오면 그걸로 한국의 일본 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하고, 비자가 붙은 여권으로 입국합니다. 회사 신청부터 증명서까지 보통 1~3개월. 4월 입사자의 서류 준비가 11월에 시작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기간은 심사를 맡는 지역 출입국 당국에 따라 차이가 커서, 같은 시기에 낸 동기끼리도 몇 주씩 벌어질 수 있어요. 남과 비교하며 초조해할 일은 아니고, 기준은 회사가 알려주는 예상 시기입니다.

당신이 준비할 서류

회사마다 목록이 조금씩 다르지만 골격은 이렇습니다. 졸업예정증명서와 성적증명서(영문·일문 지정 확인), 여권 사본, 증명사진, 이력서나 신청서 양식.

함정 여권은 사본을 뜨기 전에 유효기간부터 보세요. 부족하면 갱신이 최우선입니다.

학교 증명서는 대부분 인터넷 증명발급 서비스에서 바로 뗄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일문본을 지정하면 발급이 안 되는 학교가 많으니 영문으로 대체 가능한지부터 확인하고, 원본을 우편으로 받아야 하거나 온라인 미지원 증명서라면 시간이 걸리니 안내받은 주에 확인까지 끝내두세요. 그리고 무엇이든 제출 전에 사본과 스캔을 남깁니다. 같은 서류를 다른 절차에서 또 쓰게 되는 일이 정말 많거든요.

회사 확인 인사팀에 확인할 질문은 세 개. 회사가 어디까지 대행하는지(비자 신청까지 안내하는지, 증명서만 보내주는지). 서류 제출 기한. 증명서가 나오는 예상 시기. 이 세 개를 알면 겨울 일정 전체가 계산됩니다.

늦어질 때는

심사가 길어지는 흔한 이유는 서류가 빠졌거나 잘못 준비된 경우, 전공과 직무의 연결이 약해 추가 자료를 요구받는 경우, 그리고 시즌 혼잡입니다. 신졸 채용은 회사가 일정을 관리하니 조용하다고 곧 문제는 아니에요. 다만 2월인데 소식이 없다면 그때는 인사팀에 물어볼 타이밍. 문의는 실례가 아닙니다. 예문은 부록 C에.

내정자 과제가 시작된다면

이 시기에 온라인 연수나 자격 공부 과제를 주는 회사가 많습니다. 성적으로 내정이 취소되는 일은 없지만, 기한을 지키는지는 다들 봅니다. 입사 전의 당신에 대한 인상은 이런 데서 만들어져요. IT 직군이라면 입사 전 과제가 실무 온보딩과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여기서 성실한 만큼 4월이 편해집니다.

11월의 체크리스트

  • 회사의 서류 안내를 확인하고 기한을 달력에 적었다
  • 여권 유효기간을 확인했다(부족하면 갱신 신청)
  • 학교 증명서를 발급받았다(일문 지정이면 대체 가능 여부 확인)
  • 요청 서류를 기한 내에 제출하고 사본을 남겼다
  • 회사 대행 범위와 증명서 예상 시기를 확인했다
  • 내정자 과제 일정을 파악했다

다음 달은 돈 이야기. 일본에 들고 갈 돈을 계산합니다. 12월, 정착 비용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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